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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others/Movie

더 메뉴(The menu,2022)

혼란과 혼돈의 영화모임 그 세번째 영화

12시에 보기에 딱 좋았을뻔한 영화

더 메뉴

이 영화도 또 호러파트에 들어가 있는 영화다

또 사람이 죽어나간다는 이야기겠지

모임에서 호평부터 혹평까지 고루고루 받았던 영화인데

나는 일단 호평을 했던 영화이다

그래서 나는 어떤 관점에서 이 영화가 좋았는지를 이 글로 정리를 해보려 한다

 

내가 보는 이 영화에서의 음식과 요리의 의미와 역할이라는 관점을 먼저 이야기 해보자 한다

확실히 이 영화에서 '않이 굳이 요리 해놓고 별로 나오지도 않는데... 노쓸모인거 아님..?'

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사실 음식과 요리는 크게 부각되어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나 쪼금 좀 와...배고픈데.... 라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요리와 음식이 이 영화에서 해주는 역할은

1. 순서와 과정이 있을것

2. 하이엔드급으로 가면 설명이 반드시 필요할것

을 둘다 충족하는 예술이라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1번같은 경우 대표적인 예가 교향곡같은 음악을 들 수 있다

확실히 초장 중장 종장등의 순서가 있으며,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이는 요리에서 전채, 빵, 메인디시, 디저트정도에 해당 될 수 있다.

하지만 음악같은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면 아름답다면 아름답다! 라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예술이기도 하다

(물론 음식도 맛있으면 맛있다! 정도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일단 비싼데 양이 적다는거에서 이해가 안될경우가 많지...)

물론 또 귀신같은 접두사 -현대- 가 붙으면 다르긴 하지만

일단 그걸 제껴두더라도 정확히 어떤점이 어떻게 아름답다는것을 표현하기 힘들지언정 와... 정말 다르긴 다르다

라고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역에 속한다고 보는 것이다

2번같은경우 대부분의 현대 예술이 이쪽에 속하며(특히 현대미술)

백그라운드가 없이는 힘들정도의 난이도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음악쪽을 제외하고는 순서나 과정같은것이 없이 한장의 그림이거나 사진, 혹은 그에 준할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1,2번을 전부 충족하는경우는

파인다이닝 요리라던지, 현대음악(초,중,종장을가진), 현대예술영화 정도가 되겠는데

그나마 우리에게 친숙한 파인다이닝 요리를 선택 함으로서 이러한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한다

 

아니 그럼 순서와 과정이 있는게 왜 필요하고 설명 필요한게 왜 필요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일단 영화를 안보셨을 확률이 높으므로 뒤로가기를 누르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장난이 아니라 진짜 이번에는 내용도 서슴없이 막 쓸거니까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은 나랑은 다른 느낌으로 영화를 이사람을 봤구나~ 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

더불어 꽤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기도 하고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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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내용을 내식대로 해석하고자 마음 먹은 나를 아무도 막을수 없으셈ㅋㅋㅋ

이번 모임에서 토론을 하면서 8명중 2명, 어쩌면 세명정도가 

미드소마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라는 말을 했었다

아마 내 리뷰중에서도 미드소마가 링크가 달린게 꽤나 많을거 같긴 한데

아무튼 언뜻 보면 비슷해보기이도 한다

과정이든 결말이든 간에

나는 오히려 이 영화는 홀리 모터스에 가까운 영화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례적으로 집에 와서 이 영화의 감독은 어떤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을까 찾아보았다

일단 주로 가벼워 보이는 TV 드라마를 주로 많이 만든거 같고...(설명만 봤을땐)

중간중간 알만한 드라마나 영화도 있고....

아무튼 왓챠 기준으로는 02년도부터 벌써 20년차의 긴 기간을 활동을 한 감독이란것만 알아두어 보자

물론 이제 슬슬 내 블로그에 영화글이 더 많아질랑말랑하지만

본질적으로 나는 사진이라는 취미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발 사진도 쫌 봐쥬세요...)

사진을 찍으면서 항상 느끼는것은 과연 내가 처음에 비해 발전을 한것인가? 내가 왜 사진을 찍는건가?

라는 본질적인 질문에 대한 해답이 있냐는 것이다.

확실히 그 질문들은 언제나 내가 사진을 찍을때 드는 의구심들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예뻐서, 아름다워서, 찍고싶어서 찍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것을 넘어서 [내 생각을 이 한장에 담아 당신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찍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블로그에 올리는 사진에서 그런 느낌을 여러분들이 받기는 쉽지 않을거라 생각한다.

그에 따라 다른걸 기획하고 있기도 하고)

그런데 가끔 정말 예전의 사진을 볼때면 내가 이런 사진을 찍었었나? 싶기도 하고

가끔은 순수하게 의도가 느껴지는 사진이 느껴질때도 있다.

물론 그때가 더 잘찍었다는 말도 아니고

심지어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장비에 들이는 돈도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 영화에 빗대어 보면

요리의 코스 하나 하나가 그러한 과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나 싶다

더불어서 그 메뉴를 구성하게되는 주변인들의 변화도 그에 한몫하고 있다

이제 시간 순으로 이 영화를 나열해보자

가장 첫번째 시간선에서의 등장인물 -쉐프-는 햄버거 패티를 굽는사람이었다

아마도 그냥 패스트푸드점일지도 모르겠다

그때의 쉐프는 쉐프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굉장히 행복해보였다

누구나 접할수 있는 햄버거를 맛있게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단순한 목적을 통해

나로 따지면 사진을 처음 찍기 시작할때의 순수한 행복이라고 볼 수 있을것이다

감독으로 따지면 잘 모르겠다 아마 처음 영화를 만들었을 때 아닐까?

감독의 첫 작품은 못말리는 알리(Ali G Indahouse,2001)로 직접 본 영화는 아니지만

평이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굉장히 B급 코미디였을 확률이 농후하다

그로부터 시간이 지난뒤 쉐프는 본인의 식당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이후 등장인물-평론가-에 의해 호평을 받게 되고, 그 뒤로 성공가도를 걷게 된다

이때부터 쉐프는 본인의 요리에 대한 평가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아마추어인 나조차도 사진에 대한 평가를 받으면 일희일비하게 되는데

요리가 전부인 프로-요리사인 쉐프는 오죽했을까

그리고 영화의 주 시간선인 현재로 돌아와보면

저녁 한끼에 1250달러/4시간 반소요라는 굉장히 고급-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 이조차도 몇년 되었을 것이다.

1250달러쯤 되면 파인다이닝을 넘어서 슈퍼울트라하이퍼파인다이닝쯤 되겠지

그렇게 되면 이제 주 고객은 초상류층정도 되는 사람들일 것이다

타이타닉마냥 어디 가난한 화가가 월급 다 꼴아박아서 타는 그런게 아니라면

이쯤 되어서는 음식의 맛으로만으로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음식에 대한 철학과 스토리를 담게된다

지금까지 어떤 스토리를 담았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완전 초반에 했던 이야기를 떠올려 본다면

자연, 그보다도 좁은 이 섬에서 우리의 행위는 아무것도 아니게 되며

그러한 자연을 이 한접시에 담아보겠습니다 정도 아닐까?

 

다시 단락을 나누어서 그때까지의 요리에 담았던 스토리는 무시하고

이번에 쉐프가 메뉴로 말하고 싶었던, 담고싶었던 스토리는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감히 예측하건데

음식에 대한 본질로 돌아가자는 것과

그와는 멀어진 자신과 그의 직원들 그리고 엄선된 손님들의 단죄라고 생각한다

결국 음식의 본질은 맛있다는 행복감과 더불어 포만감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것에 있다

어떤 재료를 써서 어떻게 꾸미고 어떤 이야기를 담는것은 본질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는 요즘 영화에도 상통하는 말이다

물론 영화에서의 메시지는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영화가 메시지 그 자체가 되면 안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감독은 이러한 영화를 통해 요즘의 메시지 자체가 되어버린 영화와

그 영화판에 대한 단죄를 요리의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고 말한다면

이건 너무 비약적인 말일까?

 

아무튼 다시 영화와 요리로 돌아가서

처음의 그럴싸했던 전채요리를 지나

요리가 아닌 메시지만을 담고 있는 빵 없는 빵(진짜임)을 지나고

점점 더 기괴해지기 시작한다

당신들의 추악한 추억을 담은 타코를 지나

이제는 앞에서 갑자기 요리사가 자살퍼포먼스를 보이고 

(그리고 요리 이름은 난장판, 그를 애도하는 요리)

그 후로는 아주 난장판이 따로 없다

마지막을 장식하는 요리는 아이러니하게도 치즈버거와 스모어

아주 요리로 따지면 서민요리도 이런 서민요리가 없다

하지만 치즈버거에서의 포만감과 만족감을 보여주며

초심으로 돌아간 모습을 보여주고

이제는 본인들이 스모어 그 자체가 되어서

메뉴의 피날레를 장식하게 되는

아주 화끈한 한끼 식사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러한 장면을 탈출하는 배에서 치즈버거를 먹으며 보는 여주인공은 덤이다

생각해보니 주인공들 이야기를 별로 안썼네

주인공은 주인공인 만큼 중요한 역할이니까

쓰지 않을래요!

 

진짜 이렇게 길게 글을 써보는것은 클라우드 아틀라스 이후 정말 오랜만인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를 옹호하는 글처럼 보일지 모르겠지만

꽤나 이 영화를 보고 느낀점이 많아서 이렇게 글을 길게 쓰게 되었다

더불어서 진짜 이렇게 내용을 무슨 스포일러마냥 길게 쓴 것도 오랜만이고

아무튼 내용적인 면을 떠나서 영화의 구성 자체가 굉장히 맘에 들었고

또 영화관에서 본만큼 굉장히 가슴떨리는 그런 영화였음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근데 가리비 맛있을까...?

 

피라미레이팅

4/5

- 현대의 예술에 대한 아름답고도 폭력적인 한상차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