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시 술 한잔 하기에 죄책감이 없는 시간
집에 물이 떨어질 일은 있어도 술이 떨어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게 자취 이후의 내 신조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번에 맥주 10캔정도를 냉장고에 쟁여두며 마셨는데
지금은 위스키 한병을 사다가 한잔, 한잔 마시고 있다
그래도 최대한 술에 의존하지 않도록 혼자 마시는 건 일주일에 2~3회정도로 제한을 두는것이
그나마의 마지막 남은 양심이다.
자취를 한 이후로 집 주변에 친구가 없는것이 처음인 해이다
적어도 작년까지는 누군가 한명쯤은 같이 술을 먹어줄 사람이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이 지역에 혼자 남게 되었다
대부분은 취직으로 떠나갔고, 일부는 본가로 돌아가는 친구도 있었다.
요즘 입버릇처럼 심심하다는 말을 자주 한다.
그래도 대부분의 시간은 무언가를 하면서 보낸다
노래를 듣거나,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그 무언가에는 당연히 술도 포함이다.
그래도 요리를 해서 누군가에게 주는 일이 없어졌다는건 조금 슬픈 일이다.
예전과는 다르게 인간관계도 협소해져서 소수의 인원에게 의존하다시피 하니
너무 심심하다
지금도 이 글을 쓰고 나서 한잔을 마실 생각이다
어차피 내일 지장이 가지 않을정도의 한잔이니 딱 적당하겠지